우리 집 밤나무
우리 집 텃밭 언덕 끝에 큰 밤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이맘 때면 여지없이 먹게 되네요~
그런데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밤나무에 밤이 별로 달리지 않았습니다.
원래 일주일 정도는 매일 밤나무 아래에 밤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는데 이렇게 휑한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런데 덕분에 밤송이의 크기는 조금 더 커졌더라고요~
원래 열매 수가 적을수록 영양분을 충분히 빨아들여 열매 크기는 더 커지거든요.
밤송이의 개체수가 적어진 건 아마도 불안정한 기후 때문인 것 같은데... 봄부터 초여름까지 계속 비가 내리지 않았다가 장마철에는 비가 계속 내린 탓에 밤송이가 많이 달리지 않았고 중간에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꿀벌의 개체수가 너무 적어진 탓일 수도 있겠죠.
아무튼 여차여차해도 올해도 밤송이를 줍고 있습니다.
밤 삶은 방법과 효능
밤나무 밑에서 채취해서 물로 깨끗하게 씻은 밤알들이 뽀얗고 싱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밤은 보통 물에 삶이 먹는데요, 냄비에 밤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주고 25~30분 정도 중불로 끓여주면 됩니다.
(처음 물이 끓을 때까지는 당연히 센 불로 화력을 맞춰줘야 함)
불을 끄고 냄비 뚜껑을 닫은 상태로 10분 정도 뜸을 들이면 적당하게 잘 삶아질 겁니다.
이때 밤을 계속 냄비 물에 담가 두지 마시고 밤알들을 꺼내서 상온에서 식혀 주세요~
그리고 생 밤을 보관할 때 소금물에 담가 뒀다가 두면 오래간다는 소리가 있는데요, 그렇게 안 하고 그냥 밤을 물에 깨끗이 씻어서 말린 다음,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면 싱싱한 상태로 충분히 오래 유지가 됩니다.
이건 그냥 제 경험이니까 참고만 하세요.
동의보감에서 밤은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줘서 섭취하면 배탈이나 설사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날 밤을 섭취하는 것보다 삶아 먹는 게 소화 흡수력에 훨씬 좋다고 하니까 특히 노약자 분들은 익혀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밤의 영양 성분으로는 단백질 성분인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A, B, C, E와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하다고 합니다.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좋고, 비타민 B, C는 피부 미용에 좋으니까 참고하셔서 드시면 되겠습니다.
밤 먹는 방법
밤을 삶아서 칼로 껍질을 벗긴 채 먹는 게 보통의 밤 먹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거의 두 가지 방법으로 먹는데요, 생 밤의 껍질을 모두 까서 밥할 때 밥 위에 얹어두는 겁니다.
그러면 밤이 밥과 함께 최상의 상태로 포근포근 잘 익습니다.
사실 이 방법이 밤을 가장 맛있는 먹는 방법 중 하나인데요, 생 밤의 껍질을 일일이 깎아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에 자주 해 먹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밤을 먹기에 좋은 다른 간편한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삶은 밤을 칼로 반으로 잘라 티스푼으로 떠먹는 방법입니다.
삶은 밤이 웬만큼 식은 후에 과도 칼(식칼 말고 작은 칼이면 됨)로 밤의 뾰족한 꼭지 부분부터 자르면 비교적 쉽게 잘라집니다.
이때 당연히 칼에 손을 베이지 않게 주의하셔야 하는데 밤을 한 손으로 단단히 잡고 있어야 밤이 미끄러져서 튕겨나가지 않겠죠~
그다음, 반으로 잘린 밤을 티스푼으로 푸딩처럼 떠먹으면 아주 간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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